어린시절 방학때 외가집으로 가던 길에 타던 통일호 열차. 그 당시 열차는 무궁화호와는 달리 커튼은 없고, 블라인드 타입에
 열차내에는 에어콘은 아니고 삐걱삐걱 소리를 내면서 돌아가는 선풍기가 전부였다. 창가는 문을 열 수 있는 창문 그리고
 그 사이로 흘러 들어오는 기차 냄새.. 그때로 돌아 가는 것 같았다. 잊혀졌다고만 생각했었는데.. 아.. 그리웠는데, 반가웠다.
 무척이나도.

 시간이 거꾸로 흘렀던 것일까... 사람은 2000년 하고 11년을 지나고 있는 지금의 사람이지만, 열차 둘러싼 환경은 옛 시절의
 것 그대로 인 것만 같았다.
 우연히 서점에서 제목이 눈에 띈 기행문, 홋카이도 보통열차라는 책 이름이 생각났다.
 홋카이도의 로컬선. 한량 짜리 열차가 단선을 누빈다. 대개의 역은 열차표 자동판매기도 없는 말 그대로의 무인역이다.
 그리고 차장도 없이 운전수 한 명이 운전도 하고, 검표도 하고, 손님 안내도 하고, 1인이 몇가지 일을 한다. 하루에 몇 번 없는
 열차는 쿠시로에서 아바시리까지 열심히 달려 간다. 때론 마주 오는 차에게 자신이 온 길을 내어주기 위해, 그가 달려온 길을
 달리기 위해 잠시 기다려 주는 슬로우의 미덕도 보여 준다.

 열차내 조용히 한 자리를 자리 잡고 있는 승객들. 이 중에는 열차에 대한 매니아도 있지만, 지역 주민들도 분명히 있는 듯
 하다. 난 쿠시로 역에서 아침 6시 9분 첫 열차에 몸을 실었다. 여름이라서, 일본에서도 동쪽에 위치해서 인지, 해가 뜬 지
 벌써 2시간은 족히 된 듯 주변은 마치 한국의 8시 정도의 풍경이었다.

 열차 출발과 함께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고 싶어, 창문을 조금 열었다. 30분쯤 지났을 때 열차는 쿠시로 습원의 가장 자리를
 달리기 시작한다. 열린 창가 사이로 불어 오는 공기. 좀 더 느껴 보고 싶었던 것일까, 창문을 더 열고 머리를 바깥으로 내 놓고
 싶었다. 창문 밖으로 내민 손만으로는 부족했었던 것일까. 마치 지난 시간을 더 느껴보고 싶고, 그리운 어린 시절의 향기를
 만끽하고픈 내 마음을 달래보려는 것이었던 걸까.. 열차는 기적을 가끔씩 가끔식 잠시 울려 대기 시작한다.
 
 지금은 너무 지켜 버렸거나, 그 때는 몰랐는데 알지 않아도 되는 것을 지금은 알아 버렸거나, 어린시절의 구수한 향기가
 그리워 진다면, 너무 변한 버린 내 자신을 되돌려 보고 싶어 진다면, 마음을 담고 달리는 홋카이도의 로컬 열차를 다시
 타보고 싶어 질 것 같았다.
  
  きいきい声を出いなから、 やるやる扇風機
 昔のことが 懐かしければ、これでも溢れますだね。